Issue 78, Mar 2013
성상은
Sung Sang Eun
중첩된 우연이 생성한 필연
우리는 예기치 못한 현상에 종종 의미를 부여한다. 가령 흘러가는 구름에서 누군가의 얼굴을 떠올리는 일처럼 말이다. 우연이 계시의 모습으로 드러날 때, 또 그런 우연이 반복되고 중첩될 때, 우리는 우연을 더 이상 우연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것은 반드시 겪어야 하고, 충분히 예기된 필연으로 변환되는 것이다. 성상은의 작업은 안료의 번짐과 얼룩이라는 우연으로부터 시작된다. 번짐과 얼룩은, 시간이라는 바탕에 재료(안료)의 고유 성질이 스며들 때 작가의 의도 상관없이 생겨난다. 이를 콜라주하여 화면에 중첩시키는 그의 회화는 그렇기에 더욱 독특하다.
● 이정헌 기자 ● 사진 서지연
'Untitled' 캔버스에 아크릴릭, 레진, 종이 콜라주 60×130cm 2011